
해파리교는 1820년도 어디 앞 바다의 작은 마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마을은 본래 바닷물이 차있던 곳이었지만 바닷물이 빠지며 육지가 드러나게 되었고, 희한하게도 소금기가 전혀 없는 땅은 금새 촌락을 꾸릴 수 있었다고 한다. 어업과 농업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이마을은 금새 발전해나갔고 항해술로 다른 나라와도 활발히 교류를 하며 성장해갔다. 바다가 곁을 내어주어 촌락을 형성할 수 있었던 이 곳은 일 년에 두 번 바다님을 향한 감사의 의미로 크게 축제를 벌였다. 그리고 고대 축제에선 바다님이 현헌하신 모습이 동굴 벽화에서 발견되곤 하였는데, 연체동물이라고 모두들 추측하며 몇몇 학자들은 문어와 오징어같은 형상의 신이라고 그 것은 해파리였다. 세기를 거듭한 이 마을의 예술 작품에선 비슷한 모습의 거대한 신의 그림이 등장하였고, 학자들은 연구 끝에 그 것이 홍해파리임을 밝혀내었다. 홍해파리는 영생하는 해파리로 바다에 현존하는 해파리는 모두 해파리님의 분신이며, 그 이외 4000여 종의 해파리는 해파리님의 뜻을 받든 사자이다.

해파리교의 창시자는 최초로 현현하신 해파리님을 구해준 사람으로 추측된다. 사실 정확한 근거 자료가 남은 건 아니지만 해파리 신의 계시로는 그렇다고 전해진다. 창시자는 마을의 촌장이었으며, 혹은 착한 심성과 잘생긴 얼굴로 마을에서 사랑받던 젊은 청년이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그(혹은 그녀)는 현현하신 해파리님의 다친 팔과 다리(사실 어느 부분이 팔이고 다리인지 알 수 없었지만)를 치료해드렸고, 해파리님은 감사의 의미로 그 바닷가 주변의 소금기를 없애주셨으며, 땅을 비옥하게 해주셨다. 그리하여 그 젊은 청년은 가정을 꾸리고 그 곳에 정착하여 살며, 점차 마을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라고 전해지지만 확실한 증거는 우리의 믿음 입니다. 믿으십시오. 죄악에 물든 육지와 하늘, 우주의 것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우리가 오로지 믿어야할 것은 바다 그리고 그 바다를 관장하는 해파리님 뿐 입니다. 믿어지십니까? 믿기지 않더라도 믿으셔야합니다. 왜냐면 이는 사실입니다.

매년 발생하는 바다를 둘러싼 재앙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또한 해수면이 날이 갈수록 상승하며, 바다가 육지를 잠식하지요. 이것은 당연한 일 입니다. 과거 ‘가장 긴 장마의 날’ 원래 육지는 바다의 것이었음이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바다는 넓은 마음으로 육지와 자신의 것을 공유하였으나 육지의 쓰레기가 하늘의 쓰레기가 우주의 쓰레기가 바다를 더럽힙니다. 이것은 모두에 대한 경고 입니다. 바다는 반드시 다시 하나의 바다가 됩니다. 저희는 그 날 바다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바다를 믿고 바다를 관장하는 해파리님을 믿어야만 합니다. 해파리님은 심해 저 밑부터 올라오고 계십니다. 바다는 무궁무진 깊이를 자랑합니다. 그렇기에 재림하는 날이 오래 걸릴지라도 언젠가 해파리님은 지상에 도달하시어 심판의 날이 도래할 것 입니다.